"가족 봉양하느라 꿈은 포기" 국가 차원 돌봄 시스템 절실 [꿈을 저당 잡힌 '영 케어러']
하. 돌봄 재난, 사회가 부담해야
지자체·학교와 연계 사례 발굴
10대 돌봄 청년 우선 지원하고
관련 정책 홍보 정보 소외 막아야
미술교사를 꿈꾸던 A(24) 씨는 2년 전 임용 준비 중 아버지가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뒤이어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할머니에겐 치매가 찾아왔다. 당장 가족 돌봄과 간병, 생계까지 A 씨가 도맡아야 했다. A 씨는 대학 생활을 할 때도 가족이 항상 눈에 밟혔다고 했다.
미술학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짬을 내 그림을 그려 파는 일을 해 왔다는 A 씨는 “가족이 언제 확 아플지 몰라 정해진 시간을 비워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어렴풋이 인생의 목표와 꿈마저 희미해져가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나마 A 씨는 학교가 관련 지원책을 적극 연계해 도움을 받은 경우다. 중학교 시절 학교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 사업에 추천했고, 학창 시절 학습비, 생활비 등 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원하는 대학교에도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 케어러’ 다수는 어디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유관 기관 지원책과 지자체 조례 등이 마련돼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지원책을 몰라 간병과 봉양 부담에 내몰리는 일이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