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법적 정의를 개정하고, 청소년쉼터 이용 시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지 않도록 하는 등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 보장 위한 정책 마련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2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 증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국가는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헌법 35조에 따라 주거권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지만, ‘가정 밖 청소년’의 경우 보호자로부터 이탈한 사유에 따라 지원 내용이 달라지거나 배제되는 등 주거권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주거권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게 인권위 설명이다.
인권위는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청소년복지 지원법의 ‘가정 밖 청소년’ 정의에 본인 의사에 따라 가정에서 거주하지 않기로 한 청소년을 포괄하도록 하고, 이들이 청소년쉼터 입소를 희망하는 경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지 않음을 명확히 규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더불어 청소년쉼터나 청소년자립지원관 등 설치를 확대하되, ‘가정 밖 여성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성착취 등 피해 예방을 위해 성별 특성을 고려한 적정 주거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15살 이상 청소년이 청소년쉼터 등 시설에서 중도 퇴소하는 경우에도 자립지원 대상이 되도록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가정폭력 등으로 가정에 돌아갈 수 없는 사유가 있는 경우 청소년이 쉼터에 있다는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리도록 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고, 보호자의 반대 의사와 관계없이 청소년 의사를 존중해 시설에서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주거기본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가정 밖 청소년이 적절한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특히 19살 미만 ‘가정 밖 청소년’도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가 관련 법령과 정책의 개선으로 이어져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