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설공단 인권교육 후기

_감정이 오가는 일터에서 인권을 이야기하다_


 

이경미(부산광역시인권센터 위촉강사)




부산시설공단과 함께한 인권교육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감정노동과 회복탄력성, 두 번째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와 노동인권이었다.

공단의 업무 특성상 여러 현장에서 시민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이 많고, 각자의 근무지가 흩어져 있다 보니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안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교육은 인권을 거창한 개념이 아니라, 나 자신을 돌보는 일상 속 태도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두었다.

 


비 오는 날, 나를 그리다


첫 번째 회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활동이었다.

요즘 나의 마음을 비 오는 날풍경으로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이 질문에 참가자들은 조용히 펜을 들었다.

그림 속에는 여러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중 한 분은 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들고 있지 않은 사람을,

또 다른 분은 세찬 빗줄기 속에 아주 작게 서 있는 사람을 그렸다.

그림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산이 없다는 것은 스트레스나 어려움이 올 때 그것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고 있는 상태를 의미할 수 있다. ,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잠시 숨을 고를 여유가 부족하다는 신호다.

비는 외부의 압박이나 감정노동의 부담을, 작게 표현된 사람은 그 속에서 점점 작아지는 자기 마음을 보여준다.

나는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혹시 여러분에게 필요한 우산은 어떤 걸까요?”

누군가는 커피 한 잔의 여유”, 누군가는 동료의 짧은 말 한마디를 떠올렸다.

그 순간, 회복탄력성이란 크게 바꾸는 힘이 아니라, 작은 여유와 관계 속에서 자신을 다시 세우는 힘이라는 걸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서로를 지켜주는 인권


두 번째 회차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주제로 한 노동인권 교육이었다.

참가자들은 직접 경험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랐던 경험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교육에서는 다양한 실제 사례와 판례를 통해, “어떤 행동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피해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절차는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단순히 법 조항을 전달하기보다, 서로의 존중과 배려가 일터의 기본적인 인권이라는 점을 함께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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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느낀 온도


두 차례의 교육 내내 분위기는 따뜻했다.

스스로 신청해서 온 직원들이라 그런지 참여도 높았고, 중간중간 웃음도 많았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들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제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시 일할 힘이 생긴다기보다, 잠시 쉬어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런 반응들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마무리하며


감정이 오가는 일터에서 인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내가 나를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동료의 어려움을 조금 더 잘 알아채는 연습이다. 이번 교육이 우리의 작은 우산 하나를 함께 만들어보는 시간이었기를 바란다.



* 부산광역시인권센터는 인권교육을 준비하는 인권강사의 고민과 인권교육 참여자의 목소리를 함께 나누고자, 인권강사 교육 후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일러두기 : 부산광역시인권센터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교육 사진 및 교육 후기 등에 대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원칙적으로 금합니다.